본문 바로가기
그외 후기

조직의 독버섯, 멍부 상사 - 특징과 원인, 대책

by investment note writer 2021. 5. 9.
반응형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놀랍게도 '멍부/똑부/멍게/똑게'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최악의 인물은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다.

멍부 부하직원에게는 일말의 기대 없이 일을 안주면 그만이지만, 내 위에 멍부 상사가 있다는 것 - 내 평판에 흠집날 가능성이 높고, 내 커리어가 꼬일 가능성이 크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멍부상사는 "아무 의미 없는 일을 만들어내거나, 멀쩡히 돌아가는 일을 괜히 건드려서 개악시키는 것이 이들의 주된 행동 패턴. 그래서 상사가 멍청하고 부지런한 인물일 경우 부하 직원들은 상사가 벌여 놓은 멍청한 일들을 수습하느라 창의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자신의 원래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이 유형의 인물들은 자신이 근면성실하니 회사에 공헌하는 똑부 유형의 인물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멍부 상사는 회사의 독버섯 같은 암적 존재이며, 이를 내버려두는 회사는 인사관리에 실패한 곳일 확률이 높다.


<멍부 상사의 특징>


1. 일을 벌려놓고 빠진다.

멍부 상사는 꼭 이상한 일을 물어오거나, 쓸모없는 미팅을 잡기 일쑤다. 회사 바깥이든 옆팀이든 이상한 일을 가져와서 부하직원에게 던지는 일이 태반이다.

부하직원들은 상사라는 이유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못가리는 멍부가 던져놓은(싸놓은) 일을 수습하느라 원래 할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물론 멍부 상사는 자기가 조직을 위해서, 부하직원을 위해서 직접 일을 가져온 유능한 상사라고 생각한다.


2. 중요한 회의나 보고는 회피하고, 영양가 없는 일로 바쁘다.

멍부 상사는 지독한 회피형이자, 열심히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들의 일상을 살펴보면,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자리나 중요한 회의에는 최대한 빠지려고 하는 대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람만나러 다니거나, 전화통화가 많은 편이다.

표현해보자면, '아래사람에겐 의리도 없고, 윗사람에겐 맷집이 없다'

경영진, 임원에게 보고하는 자리나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에 들어가면, 멍부 상사는 최대한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하거나, 설사 그자리에 들어가더라도 임원진들이 답답해서 멍부의 말을 짜르거나 (안들음), 그 아래에 있는 똑부 부하직원에게 직접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차피 멍부 상사는 부하직원 쉴드 쳐줄 생각도 없고, 쳐줄 능력도 안된다)

한가지 덧붙여보자면,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는 넓고 얇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3. 멍청한데 신념까지 있다. 자존심까지 쎄다.

멍청한데 부지런하다는건, 자기 생각에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겉으로 봤을때 멍부상사들은 '착하고 관대'해보이지만, 실제로 자기 의견이 무시당하는건 견디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멍부상사의 지시에 똑똑한 부하직원들이 반발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양쪽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르다. 똑게/똑부들은 '왜 이런 일을 시키냐, 왜 일을 이렇게 하냐'라고 반발하면, 멍부들은 자존심에 타격을 입는 동시에 '그러면 대안을 내놓으라'고 말한다. (이 타이밍엔 흔히 '부하직원이 내 권위에 반발한다'라고 폭발한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인간들이다)

하지만 똑똑한 부하직원들은 '멍부상사 본인이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업무 목표와 방향'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안을 찾으라'고 쪼는게 아니라, 애초에 멍부 상사는 가만히 있는게 조직을 위한거다. (물론 멍부 상사는 자기가 쇼잉해야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4. 쇼잉하려고 일을 망친다.


멍부를 상대해본 경험을 반추해보자면, 멍부상사에겐 '일을 생산적으로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겐 일 자체가 굴러가는 것보다, 윗사람에게 잘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부 클라이언트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본인의 상사를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 모시고 가서,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를 어필하려는 것이 멍부 상사들의 특징이다.

안타깝게도 외부 클라이언트는 '멍부상사가 이끄는 조직에는 일을 주지 않아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멍부는 자기가 그런 딜브레이커 존재인지 모를 뿐더러, 외부 고객보다 본인의 윗사람에게 쇼잉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또 다른 멍부 상사의 경우, 본인은 일주일 내내 복잡한 업무를 회피하다가,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그제서야 결재를 시작하거나, 자기가 받을 질문을 부하직원에게 정리해달라고 한다.

이 경우, 보고시, 결재가 늦어져서 업무가 늦어진건 기가막히게도 부하직원의 잘못이 되고 (이미 회의 전에 결재가 되었기 때문에), 멍부가 멍청해서 대답을 못해 임원진에게 혼난 경우, 그 탓은 질문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부하직원의 탓이 된다.


5. 커뮤니케이션 능력 제로.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다. 그냥 불가능하다.

본인의 윗사람이 지시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존심이 쎄서 다시 한번 물어보지 못하고 회의에서 나온다. 그러면 바로 부하직원들에게 '본인이 이해한'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튄다.

흔히들 말하는, "oo차장, 내가 그렇게 지시했잖아. 왜 그렇게 안했어"가 이 케이스다.

유사하게, 멍부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언어 구사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던지는 질문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엉뚱한 이야기를 하거나, 핵심부터 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정확하게 정답을 말하고 부연설명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즉,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때문에, 질문의 의도에 맞지 않는다.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실패.


6. '착하다'는 평을 받는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사람 착해'라는 말이 얼마나 장점이 없는지를 말해준다. 차라리 '성격이 지랄맞지만,일 하나는 잘해'라는 평이 백배 낫다.

이직을 준비할때, 회사만 내 평판을 조사하는게 아니라, 이직 당사자도 내 상사에 대한 평판을 두루두루 알아보아야한다. 그때, 함께 일하게 될 상사에 대한 평이 '좋다, 착하다' 유형의 평을 받고 있다면, 그야말로 멍부일 가능성이 높다.

멍부 상사들은 함께 일을 해보기전까지는 '진가'를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바깥'사람들에게 착하다는 평을 받는다.

멍부상사와 부딪히게 되면 이간질까지 하는 멍부들도 있다. '자기는 이렇게나 같이 일해보려고 하는데, 요즘 애들~ 아래 애들이 자기를 서포트 안해준다'는 식으로 자신의 얇고 넓은 인맥을 통해 퍼뜨린다.

그래서, 진짜 조심해야할 상사 타입이 바로 멍청한데 부지런하기까지한 멍부들이다.


<멍부 상사는 대체 왜 이럴까? - 원인>


1. 엘리트 코스를 밟아와서 무시당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본인이 멍청하다고 생각해본적도 없고, 역지사지 경험도 부족하다. 요즘같이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는 시대에, 경험과 지식에 대한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사람이다.

그런 결핍은 부하 직원들이 채워줘야한다고 생각하는게 멍부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내가 이 분야를 몰라서....니가 좀 해라"라고 말하는 상사들은 '아, 나는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요청했으니 멍부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똑똑한 부하직원들은 그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 주니어시절에 실무를 해본적이 없다.

말그대로 주니어때 실무를 안해봤기 때문에, 부하직원의 업무를 고려하여 지시를 할 수가 없다. 본인 입에서 나간 지시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어느 정도의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지...' 등에 대해 일절 아는바가 없다.

왜냐? 본인이 직접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알 턱이 없다. 그러니 바깥에서 영양가 없는 일을 끌고 와서, 부하직원들에게 던진다.

현재 부하직원들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도 못하고, 어느 정도의 리소스와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니, 그냥 아무 일이나 던져와놓고 자기는 할일을 했다고 말한다.

혹시 일을 평균 이상으로 하는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업무 현황 공유를 잘 안한다면, 그건 바로 상사가 멍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을 섣불리 공유했다가, 멍부상사가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아서 애초에 입단속하고 있는거다.

('평균이상'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일 못하는 직원은 틀리는게 겁이 나서 상사에게 공유를 안하는 경향이 있다)


3. 나는야 인맥왕

요즘은 복잡한 일을 단순하게 분류하고,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즉, 일을 두고 진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법.

하지만 멍부 상사는 일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자신의 넓고 얇은 인맥을 동원하여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고 털어놓는게 습관화 되어있다. 그게 본인의 자산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갖 식사약속과 전화통화는 많지만, 어느 한순간도 본인이 영양가 있는 기여 value add를 하진 않는다.


<멍부 상사를 살려놓는 회사에게>

당장 짤라야할, 쫓아내야할 멍부를 조직의 리더로 앉혀놓는 회사의 잘못이다. 좋은 인상, 착한사람, 엘리트스펙, 조직을 말아먹진 않았잖아 등의 사유를 고려해 멍부를 조직의 독버섯처럼 키우는 회사.

멍부 상사는 똑똑한 부하직원을 미저리같이 옭아매어서 본인 실적에 써먹어보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요즘 같은 시대에 젊은 똑부 똑게들은 그 멍부랑 얽혀서 자기까지 함께 바보취급 받느니, 차라리 조직을 떠나버리고 만다.

멍부 상사를 살려놓는 회사들이여. 똑똑한 부하직원을 잃고나서 후회하지 말고, 일치감찌 독버섯을 잘라버려라.


<멍부 상사의 밑에 있는 직원이라면>

1년정도는 버텨볼만하다.

멍부의 명줄을 잡고 있는 그 윗 상사에게 잘보이면 된다. 반대급부로 멍부한테 앞에서 욕먹고 뒤에서 욕먹게 되지만, 그 상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 사람들에게 똑똑하고 부지런한 모습을 대놓고 보여주는 동시에, 억울함과 힘듬을 슬며시 흘려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내 편을 늘리는게 키.

하지만, 1년을 견뎠는데도 이 모양이다.

그 이후에 회사에서 멍부를 인정하거나, 계속 데리고 간다면, 이직하는게 낫다. 그런 멍부를 계속 앉혀놓고, 똑똑한 직원들이 알아서 일하기를 방관, 방치하는 회사에는 기대할게 없다.

멍부의 입맛에 맞는 직원이 된다는 것은, 함께 멍부가 되는 길 뿐이다. 그러니 애초에 멍부 상사한테 맞춰갈 생각하지말자.

반응형

댓글